Physical AI / 휴머노이드 로봇에 관한 잡 생각들
유니트리 상장과 physical AI 연구 현황을 보면서 든 투자와 무관할 수 있는 잡 생각들
유니트리 상장
유니트리가 상장하면서 다가올 로봇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up. 밸류에이션을 보면 당장이라도 휴머노이드의 시대가 올 것 같음.

그런데 유니트리의 로봇을 누가 사고 있는지 보면, 막상 매출은 상당 수 자기들 훈련센터에서 나온다. 그리고 자금 출처는 중국 정부의 투자금.

누구보다 사정을 잘 알고 있을 유니트리 CEO도 막상 ChatGPT moment가 오려면 10년은 걸릴 거라고 발언했다.
실제 훈련 방식을 보면 사람이 하는 걸 보고 그대로 따라 하거나, 학습 영상을 모아 불필요한 부분을 수동으로 삭제한 다음 학습한다. 굉장히 비효율적이라 학습 데이터 수율이 절반도 안 나오는데 1억 시간씩 학습시켜야 하고, 그마저도 로봇 손이 바뀌면 제대로 못 하는 문제도 있다.
몇 가지 생각들
- 다크 팩토리에 휴머노이드 봇이 많이 필요할까?

이미 테슬라는 신규 공장들의 일부 라인을 90% 자동화하고 있는데, 옵티머스 없이도 하고 있다. 옵티머스는 자동화가 힘든 나머지 공정에 투입돼 다크 팩토리를 완성하는 데 필요하다. 실제로 공장처럼 고정된 프로세스를 반복하는 작업에 범용 로봇을 쓰는 건 너무 오버스펙이다. 대부분은 그냥 기계공학적으로 자동화해 해결하거나, 휴머노이드 전체가 아닌 팔처럼 일부만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휴머노이드는 자동화하기 어려워 사람이 필요한 공정에서 쓰인다. 공정별로 맞춤 AI 로봇을 모두 만들기 힘드니 범용 휴머노이드를 찍어내 일만 학습시키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 중국은 수혜자일까?
당연히 제조업에 몰빵한 중국이 큰 즉시 수요처가 되겠지만, 이게 꼭 중국에 유리할까?
안 그래도 국민 99%를 국가 주도의 저금리 금융정책으로 희생시키면서 1%의 산업에 돈을 몰아주고 있는데, 그마저도 공장이 자동화되는 순간 상당한 실직이 발생한다. 정치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막상 개발이 완료되면 자국 내 도입을 제한하거나 쓸모가 없어도 관리 인력을 계속 고용하게 하는 등 새로운 비효율을 도입해야 한다.
반면 미국은 기존에 공장을 전부 아웃소싱하면서 이미 제조업이 멸망했는데, 조지아나 오하이오 같은 버려진 사막 땅에 다크 팩토리를 지어 돌리면 인쇼어링하면서 고용과 주세 수입도 늘어나니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괜찮은 주들이 많다. 중국이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가 공짜나 다름없는 인건비였는데, 이미 동남아보다 인건비가 많이 오르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 여기에 로봇이 도입되는 순간 그 우위가 아예 사라진다.
- 지금의 학습은 의미가 있을까?
GPT-3.5가 나오기 전에는 번역이라는 한 가지 작업만 해도 구글 번역, DeepL, 파파고, Flitto, 여행용 번역 앱 등 세세한 용도에 따라 수많은 자체 프로그램이 있었다. LLM이 나오고 나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냥 Claude나 GPT에 통번역까지 시키고, 그 품질은 이전 앱들을 모두 못 쓸 수준으로 느껴지게 할 정도로 우월하다.
로보틱스도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특정 작업을 위한 개별 학습으로 당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범용 foundation model이 나오는 순간 평정될 거다. 이건 중국과 미국 모두 잘하고 있는데, 미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VLA(Vision-Language-Action)와 World model 연구가 한창이고, π0.7 / NVIDIA의 GR00T / Figure / DeepMind / 1X / Qwen-VLA 등 다양한 업체가 자유 경쟁 중이다.
아직은 LLM처럼 parameter 수 싸움이라기 보다는, 10m parameter로도 여러 axis를 얼마나 잘 결합하는지에 관한 로직 싸움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아마 방향이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또 scaling을 달리겠지 여기도.
미국 업계의 스탠스는 ‘어차피 제대로 된 foundation model 하나가 나오면 지금 것을 전부 무용지물로 만들 텐데, 지금 돈을 쓰면서 학습 데이터를 모아서 뭐 함? 빨리 월드 모델이나 만들어 내자’인 것 같음. 이 글에서도 한 번 적었지만, 결국 현재 제조업이 발달해 있다거나 학습 데이터를 모으기 좋은 환경이라는 건 당장 physical AI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충분치 않다. 나중에 월드 모델이 완성된 후 application 단계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2번에서 말한 것처럼 막상 그 단계가 되면 정치적 마찰이 크고 기존에 깔아 둔 공장 설비들이 오히려 방해가 될 거라 새로 짓는 게 유리하다.
- 사람은 운동과 언어를 한 뇌에서 담당하는데, 과연...
현재는 physical AI를 구현하는 데 LLM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완전히 다른 기업들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다음 토큰을 예측하느냐, 행동을 예측하느냐, 행동과 결과의 관계를 예측하느냐의 차이라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초점은 모두 다르다. 그런데 결국 모든 생물은 하나의 뇌(뇌도 여러 파트로 나뉘기는 하지만)로 언어와 행동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결국 어느 정도 수렴 진화를 하거나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현재 대세인 OAI/ANTH는 어떤 위치에 있게 될까? 결국 거기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까?
물론 물리학에서 중력/전자기력/강력/약력을 통합한 통일장 이론을 발견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처럼, 결국 난제로 남아 계속 분리돼 가는 엔딩도 가능성은 있다.
- 산업에서의 도입 순서?
advanced 로봇 팔 > 다크 팩토리 > 재난·우주 정비/경비/청소/배달/운송업 분야 > 애완용 로봇 > 요식업 대체 > 집안일 > 의료/수술
우리가 휴머노이드를 생각하면 보통 빨리 나와서 집안일을 대신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하는데, 집안일은 생각보다 난도가 극악의 킹왕짱이라 이 정도 타임라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일일이 학습하며 기존 산업용 로봇 팔보다 조금 더 똑똑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존재 정도로 도입될 것이다.
그러다 조금 발전하면 다크 팩토리를 완성해 공장을 완전히 자동화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통제되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정해진 고정 업무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금방 가능하다.
오픈 환경으로 나오면 먼저 방사선 오염 지역 탐사, 화재·수재 구호, 우주 공간에서의 위성 정비 등 사람이 하기 힘든 일에 투입될 것이다. 이런 분야는 무조건 허가가 나고 가치도 높으니 빠르게 진출할 수 있다.
그다음은 보안/경비/청소/간병 등 24/365 대응이 중요하거나, 고령화되고 기피되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탓에 인건비가 비싼 노동 분야다. 배달처럼 가격이 저렴해지면 수요가 무한정 늘어날 수 있지만 인력 때문에 scale up이 제한되는 업종도 해당한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반발은커녕 대중이 도입을 강력히 지지할 직역들이다.
생각보다 AI가 탑재된 로봇을 집 안에 들인다는 것은 엄청나게 거부감이 큰 일이다. 로봇청소기조차 중국산은 지금 백도어가 하드웨어에 탑재돼 나오는 것으로 의심받으면서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아예 모든 센서와 두 팔이 달린 로봇에 대한 거부감은 훨씬 클 것이다. 그래서 아마 귀여움으로 어필해 자발적으로 집에 들이게 하는 애완견 로봇이 먼저 나오지 않을까? 물건을 가져오는 등 간단한 심부름을 할 수 있는 로봇 말이다. 지금도 말만 해 주는 노인용 반려봇은 있지만, 그것보다 조금 발전해 심부름도 할 수 있는 로봇. 그리고 잘하지 못하더라도 목적이 집안일이 아니기에 귀엽게 넘어가 줄 수 있는 로봇. 내가 담당자라면 그렇게 조금씩 장벽을 허물 것 같다.
최종적으로 집안일을 맡기기 전에 요식업 산업용으로 먼저 진출해 안정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설거지나 요리는 상당히 복잡하고 화재, 칼, 파손 등 위험 요인이 굉장히 많으면서도 다양한 작업을 혼자 해내야 하기 때문에, 진짜 마지막 단계에 가서야 사람 한 명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정도가 될 거다. 집 바깥 공간에서 안전성과 안정성을 장기간 인증받은 모델부터 하나씩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허가될 것이다.
간호사·조무사 업무나 수술(다빈치 로봇처럼 로봇 팔을 조종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외과 의사의 작업을 대신하는 것)은 일상적인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고 나서야 가능해지지 않을까. 물론 채혈·주사처럼 반복적이고 막내가 담당하는 특정 업무용 로봇은 훨씬 빨리 가능할 듯.
결론
중국이 유니트리 상장과 여러 퍼포먼스(공연, 격투 등)로 관심을 끌며 앞서 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드웨어쪽 발전은 빨라도 world model이 완성되면 현재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파파고식 커스텀 모델들은 모두 파운데이션 모델 중심으로 헤쳐 모여 할 것이다. 그리고 완성됐을 때의 과실 자체도 중국보다 미국에 유리해서 미국이 이를 빠르게 발전시킬 유인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로봇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physical AI frontier lab들의 모델 발전 상황을 봐야 하고, 앞으로도 막대한 시간과 돈이 들어갈 듯하다. 다만 이제 지능을 완성해 놔서(LLM) 인간이 혼자 연구할 때보다는 말도 안 되게 빠르게 진행될 것 같으니 관련 기업들을 잘 주시해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여러 정치적·규제적 요인까지 포함해 한참 걸릴 듯하니, 할아버지가 되기 전까지 간병 봇 이라도 나오길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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