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AI전쟁의 끝에서 기다린다
애플은 모델 경쟁보다 Siri, Apple Intelligence, OS 통합으로 AI를 일상 행동으로 바꾸려 한다. Apple AI 전략을 투자 관점에서 정리했다.

매달 발표되는 frontier lab들의 신모델을 경험하다 보면 우리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foundation model을 만드는 기업들에 집중된다. Fable, GPT-5.6, Nano banana 등을 돌리는 데 얼마나 많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한지를 알다 보니, 이를 위한 메모리, CPU, 전력 등 병목 경로에 있는 인프라 부족을 떠올리는 것도 당연하다.
Codex Pro(a.k.a 카쫀쿠)와 Claude Max를 당연하듯 쓰는 그룹에 속해 있다 보면, 빠르게 발전하는 지능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는 기업들은 미래에 승산이 없어 보인다. 나도 당연히 그런 생각으로 메모리 주식만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는데, 6월 8일 WWDC에서 Apple의 발표를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
누가 AI를 소비자의 일상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가?
모델은 점점 좋아지고, 언젠가는 상당 부분 상향 평준화될 것이다. 하지만 모델 지능이 높아지는 것과 사용자가 매일 AI에게 자신의 메일, 사진, 메시지, 일정, 위치, 결제, 앱 실행 권한을 맡기게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Apple은 AI 전쟁에서 뒤처진 회사라기보다, 아예 다른 전쟁터를 보고 있는 회사인데 사람들이 한쪽 관점에 매몰되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 Apple은 왜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가
Apple과 Google은 같은 방식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
Apple을 Google(Alphabet)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종종 헷갈린다. 둘 다 스마트폰 OS를 가지고 있고, 기기도 팔며, 플랫폼 비즈니스를 핵심으로 영위한다. 하지만 돈을 버는 방식은 꽤 다르다.

Apple의 매출 중심은 여전히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기기다. iPhone, Mac, iPad, Apple Watch, AirPods 같은 제품이 Apple 생태계의 입구이고, Services 매출도 결국 그 기기와 생태계 위에서 발생한다. App Store, cloud services, 구독, 결제, 보증, 콘텐츠가 모두 이 구조 안에서 돌아간다.
반면 Google은 다르다. Google의 핵심 매출은 광고와 cloud에서 나온다. 광고는 소비자의 attention을 기업 광고주에게 파는 모델이라 완전한 B2B라고 하기는 애매할 수 있지만, 어쨌든 누가 최종적으로 돈을 지불하느냐를 기준으로 보면 B2B에 가깝다. Cloud는 명확히 enterprise/B2B 사업이다.
물론 Google을 단순한 B2B 회사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검색, YouTube, Android는 모두 소비자 접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의 비중 차이는 크다.
B2B는 빨리 돈을 벌고, B2C는 오래 지배한다
스타트업 씬에서 VC들은 B2B 업체를 굉장히 좋아한다. B2B는 키맨들과 연결만 잘 되어 있으면 초기 매출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쉽고, 기업 고객은 지불 용의가 훨씬 크며, 한 번 들어가면 구조적 락인으로 반복 매출이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B2C는 직관적이고 꿈이 크지만, 식음료가 아닌 이상 일반 사용자들의 지갑을 열기는 정말 쉽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서비스는 망한다.
그런데 B2C에서 한 번 성공하면 해자는 훨씬 강해진다. 결정권자에 의해 어떻게든 바뀔 수 있는 기업과 달리, 뿌리깊게 퍼진 네트워크 효과와 생태계는 한번 고착화되면 흔들기 쉽지 않다. B2B가 빨리 돈을 버는 게임이라면, B2C는 성공하기 어렵지만 성공하면 오래 지배하는 게임이다.

Apple은 그 어려운 순수 B2C 게임을 글로벌 단위로 해낸 몇 안 되는 회사다. 상위권 mega-cap 중에서 Apple만큼 소비자에게 직접 비싼 제품을 팔고, 그 제품을 반복적으로 교체시키며, 그 안에서 다시 서비스를 팔 수 있는 회사는 흔치 않다. Top 10이 아니라 top 30까지 넓혀서 봐도 Tesla, Walmart를 제외하면 전부 B2B heavy 업체들이다.
Apple은 AI capex 전쟁에 정면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이 점이 Apple의 AI 전략에서 다른 기업들과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이다. AI 전쟁의 초반부에서 가장 화려해 보이는 회사들은 데이터센터를 짓고 GPU를 사들이는 기업들이다. Google, Microsoft, Amazon, Meta 같은 hyperscaler들은 AI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태우고 있다.
Apple은 이 전쟁에 같은 방식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Apple도 AI를 하고 있고, R&D와 인프라 비용은 늘고 있지만, hyperscaler처럼 “모델 공장”과 “데이터센터 제국”을 직접 키우는 포지션은 아니다. 절대적인 금액도 훨씬 작다.
Apple에게 모델은 부품일 뿐이다
foundation model과 데이터센터 경쟁은 엄청난 현금 소모전이다. 모두가 GPU를 사고, 모두가 모델을 학습하고, 모두가 더 긴 context와 더 높은 reasoning score를 외친다.
하지만 이 경쟁에서 모두가 승자가 될 수는 없다. 모델 공급자는 많아지고, 어느 순간 가격은 내려가며, 상당수는 투자 대비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빚 때문에 비싸게 구축한 자산을 헐값에 처분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B2C 사용자들이 쓰기에는 그다지 고성능의 모델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체감상 Opus-4.8, GPT-5.5가 딱 마지노선이다. 이보다 저지능이면 일상 사용에서도 똘똘한 비서라고 하기엔 살짝 아쉽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똑똑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이 정도 지능이 저렴해져서 하루 종일 돌릴 수 있으면 충분하다.
Apple은 API를 팔아야 하는 B2B 기업이 아니라 distribution을 꽉 쥐고 있는 성공한 B2C 기업이다. Capex를 태워 좋은 모델을 구축한 여러 공급자를 경쟁시킬 수 있고, 그중 가장 좋은 기술을 자신의 OS와 기기 안으로 가져올 수 있다. 더 멀리 보면 패자가 나타났을 때 기술, 인력, 모델, IP를 싸게 가져올 현금도 아껴뒀다.
AI 모델은 예전의 RAM이 되어가고 있다
이전에 GPT만이 할 수 있던 foundation model을 Claude, Gemini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수많은 중국산 모델들이 오픈소스를 내세워 따라잡았다. 이미 Claude Code에 Zhifu의 GLM API를 갈아 끼워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Open Router 등을 통해 필요에 따라 여러 API를 조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모델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예전 컴퓨터의 RAM을 8GB/16GB 여러 개 조합해 쓰듯이, fungible한 부품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드웨어 스펙과 용도에 따라 9B parameter 모델을 쓰든 GLM/Codex/Claude를 쓰든 교체해 쓸 수 있고, context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AI 모델은 부품이고, 부품 업체 쥐어짜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는 게 Apple이다.
2. Apple의 AI 전략은 모델이 아니라 OS다
Gemini 도입은 항복이 아니다
최근 Siri에 Gemini가 들어간다는 소식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해석했다.
“Apple이 결국 AI 자체 개발에 실패해서 Google Gemini API를 쓰는구나.”
처음에 들었을 때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면 상황이 다른 것 같다.
Apple은 이미 2024년 OpenAI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었다. 당시 Apple은 iOS, iPadOS, macOS 안에서 ChatGPT 접근을 통합하고, Siri가 필요할 때 ChatGPT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에 돌연 Alphabet과 손을 잡은 것이다. 차세대 Apple Foundation Models가 Gemini models와 cloud technology를 기반으로 하고, 더 개인화된 Siri를 포함한 Apple Intelligence 기능을 구동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Gemini API를 호출한다”는 구조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전에 ChatGPT 도입을 발표했을 때는 그야말로 아이폰 내에서 Siri로 커버되지 않는 대화가 있으면, 사용자의 허가를 받고 GPT API를 호출해서 답변하는 형식이었다.

이번 협업은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Apple이 외부 모델을 Apple Foundation Models, Apple Intelligence, Private Cloud Compute라는 자체 architecture 안으로 흡수·통합하는 형태다.
보통 '증류'는 frontier lab들이 극도로 경계하는 방식이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발표된 내용을 보면, Gemini가 협력의 대가로 Apple Foundation Model의 지능을 높이는 데 증류를 어느 정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이전 GPT 파트너십 때처럼 Gemini API를 직접 호출하는 방식은 전혀 아니고, 모든 것은 Apple의 자체 AI를 통해 이루어진다.
Siri는 챗봇이 아니라 OS다
Apple AI 전략의 핵심은 Siri가 ChatGPT보다 똑똑한가가 아니다.
Siri를 OS 그 자체로 만들려는 것이다
앱 안의 AI와 OS 위의 AI는 완전히 다르다. 앱 안의 AI는 그 앱의 데이터와 기능 안에서만 똑똑하다. 반면 OS agent는 여러 앱의 context를 모으고, 사용자의 현재 화면을 이해하고, 필요한 앱을 호출해서 작업을 끝낼 수 있다. OS가 되는 것의 강력함을 알기에 GPT도 GPTs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으나, 아무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실패했다.

당연한 일이다. OS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강력하게 B2C distribution을 선점한 자만이 OS가 될 수 있고, 생태계라는 것을 쥘 수 있다. ChatGPT의 점유율이 높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이는 허상에 가깝다. Early adopter 중에서도 frontier급 early adopter만이 핵심 사용자 그룹이다. GPT, Codex 같은 범용 지능은 그 자체만으로 절대 전국민의 일상에 들어올 수 없다.
사람들은 흔히 GPT wrapper라 불리는, 모델을 사용자의 상황별 니즈에 맞게 특화한 서비스를 통해 AI를 주로 쓰게 될 것이고, OAI와 Anthropic은 B2B 비즈니스를 할 수밖에 없다. 그냥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찮고 복잡한 걸 하지 않는다. 누군가 입 앞까지 숟가락을 들이밀면 혀만 살짝 내밀어 삼켜주는 정도로만 관심이 있다. 일상에서는 게임하고 유튜브나 보고 싶지, AI와 씨름하며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개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항상 하던 업무나 루틴을 기획/마케팅 팀이 파악하고, '이거 딸깍으로 할 수 있게 포장해 왔으니 뜯기만 해'라며 들이밀어 주는 것은 GPT wrapper 회사, 즉 B2C 회사들의 일이다.

사용자가 항공사에 전화를 걸면, **전화(Phone) 앱**이 메일함에 깊숙이 묻혀 있던 항공권 예약 번호나 확인 코드를 알아서 찾아내 화면에 미리 띄워줍니다
세밀한 사진 검색: "몇 년 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찾아줘" 또는 "친구나 가족과 최근에 찍은 사진만 보여줘"와 같이 모호하고 복잡한 명령어를 정확히 알아듣고 사진을 스크리닝합니다.
사진 편집 및 공유 자동화: 찾아낸 사진 세트를 시리에게 "이 사진들 보정해서 OO에게 보내줘"라고 말하면, 사진 앱에서 직접 편집을 거쳐 메시지 앱으로 전송하는 복합적인 앱 간 액션(App Actions)을 한 번에 수행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API를 잘 포장해서 입 바로 앞까지 떠먹여 주는 예시다. 99%의 사용자들은 이 수준이 되어야 AI를 쓰지, GPT와 수십 번 대화해 가며 뭘 하려 하지 않는다.
Android와 Apple의 근본적 철학 차이, OS와 app의 관계
Android 진영에서 AI가 도입되는 방식과 Apple에서 AI가 도입되는 방식에는 근본적인 철학 차이가 있다.

Android는 전통적으로 앱이 OS 기능을 요청하는 구조에 가깝다. 앱이 권한을 요청하고, 사용자가 허가하면 앱이 기기의 여러 기능에 접근한다. 사용자는 기기를 많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고, 앱도 다양한 방식으로 OS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AI 시대 이전부터도 항상 그래왔고, 높은 자율성과 커스터마이징이 장점이었다.
Apple은 반대에 가깝다. Apple은 OS 중앙의 Siri AI와 Apple Intelligence가 사용자의 personal context를 이해하고, 앱들이 이 중앙 agent에게 자신들의 기능과 데이터를 App Intent를 통해 접근 가능하도록 열어주기를 요구한다.
Android의 호출 방향이 app → OS라면, Apple식 AI는 OS agent → app에 가깝다. 실행의 주체가 앱에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중앙의 agent로 모인다. 실행 agent가 소유해야 하는 context도 앱별로 분산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쌓여, 쓸수록 나에게 최적화된다. 높은 자율성으로 N개의 앱이 서로 N^2의 연결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아니라, 중앙으로 가는 다리 한 개만 놓으면 N*1로 모든 앱을 연결한다.
차이는 가능성이 아니라 일관성이다
물론 여기서 “Android는 이게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과하다. Google도 같은 문제를 정확히 보고 있다. Android도 앱의 기능을 AI agent에게 tool처럼 노출하고, Gemini 같은 assistant가 앱의 기능을 발견하고 실행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
하지만 Android는 Google, Samsung, 각 앱 개발자, 각 기기 제조사, 각 지역의 정책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Android의 최대 distributor인 Galaxy조차 순정 Android가 아닌 삼성 커스텀 버전을 사용하고, 가장 기본적인 전화/메신저/메일 등에서도 Google 순정 앱과 Galaxy에 깔린 수십 개의 기본 앱이 다르다. 높은 자율성으로 인해 오히려 중앙에서 AI를 학습시켜 일관된 경험을 주기가 꽤 까다롭다.
반면 Apple은 hardware, OS, 기본 앱, App Store governance, Apple Silicon, Private Cloud Compute를 한 회사가 통제한다. AI agent 시대에 이 통제력은 단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 있다.
Privacy는 중앙집권형 AI의 선결조건이다
그리고 이 중앙집권형 AI가 작동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privacy다.
OS agent가 강해질수록 편해진다. 동시에 위험해진다. AI가 메일을 읽고, 사진을 찾고, 메시지를 보내고, 결제를 하고, 파일을 열고, 모든 앱을 조종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일반 챗봇보다 훨씬 민감한 존재다.

사용자는 이 AI에게 자신의 디지털 생활 전체를 맡기게 된다. Apple식 중앙집권형 AI가 작동하려면 사용자는 이렇게 믿어야 한다.
“내 개인 정보와 실행 권한을 이 AI에게 맡겨도 된다.”
그래서 Private Cloud Compute가 중요하다. Apple은 on-device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AI workload를 cloud로 보내되, 사용자 데이터가 요청 처리 외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Apple 직원조차 접근할 수 없으며, 처리 후 보존되지 않는 구조를 강조한다.
Apple은 이걸 최근이 아닌, 정확히 2년 전 WWDC24, 그러니까 GPT-4o / Claude 3 / Gemini 1.5 Pro가 막 나오면서 지능 경쟁이 본격화되던 때에 들고 나왔었다. 당시엔 남들이 혁신적인 걸 만들 때 Apple은 또 이상한 데 꽂혔다며 감을 잃었다는 조롱을 받았지만, 돌이켜보면 이 고지능 모델을 통제할 OS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었다. Apple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왕좌는 내 것이니, 너희들 열심히 경쟁하는 동안 나는 먼저 가서 즉위할 준비를 해 놓을 테니 잘 만들어서 가져와봐' 하는 선언이었던 것 같다.
AI가 인간 비서처럼 일상적인 업무를 대신하려면, 사용자는 그 비서에게 자기 메일함, 모든 통화/메신저 기록, 사진첩과 결제 권한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보들이 학습되거나 공유되지 않을 것이라는 구조적 보장은 필수다. Apple은 바로 그 신뢰의 인프라를 먼저 만들었다.
3. Distribution is King in 'Good-enough AI' era
Apple은 사용자의 말단 기기를 장악하고 있다
Apple에게 필요한 것은 benchmark 1위 reasoning model이 아니라, OS에 깊게 붙어 매일 호출되는 good enough model이다.
Apple은 사용자의 말단 기기를 장악하고 있다. iPhone, Apple Watch, AirPods, Mac, iPad, Vision Pro 등 눈/귀/손목/손처럼 유저들의 신체 여러 부위와 집/직장에 위치한 기기들이 모두 최첨단 센서와 네트워크 칩으로 무장되어 있다.

Intelligence만 들어오면 이보다 더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준비가 되어 있다.
AI가 점점 싸지고 충분히 좋아질수록, Apple은 모델 공급자에게 돈을 몰아주는 회사가 아니라 모델 공급자들의 마진을 자신의 distribution margin으로 바꾸는 회사가 될 수 있다.
AI 인프라 사이클의 끝에는 소비자 매출 검증이 온다
이미 글을 쓰는 도중에 벌써 조금 꺾였지만, 그래도 현재 시장의 중심은 AI capex다. GPU, HBM, memory, 데이터센터, 전력, 냉각, networking이 모두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숙명적으로 공산품은 과잉 생산되게 되어 있고, 그게 '공산품'의 역사와 정의 그 자체다. 가격이 오르면 경쟁적 증설이 나오고, 증설이 나오면 어느 순간 과잉이 되는 걸 어떻게 피하나.
물론 AI는 기존 commodity cycle과 다를 수 있고, 성경처럼 외치는 Jevons paradox에 의해 효율이 좋아질수록 사용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inference 비용이 내려가면 더 많은 서비스가 AI를 붙이고, 더 많은 사용자가 agent를 쓰게 될 것이니 지금보다 수요가 수십 배는 더 늘어야 한다는 점도 틀리기 어렵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결국 수요가 그렇게 수십 배 늘어나려면 대중이 쓰게 된다는 말이고 > 대중이 쓸 수 있다는 말은 지금처럼 월 $200조차 적자 보며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정말 모두가 물 쓰듯이 쓸 수 있게 저렴해져야 한다는 말이니까 > 수요가 늘어남에도 가격이 내려간다는 건 > 초과 공급을 필연적 전제로 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결국 다시 돌아와서, 대중은 B2B가 아닌 B2C 업체가 부가 가치를 잔뜩 붙여서 떠먹여줘야 쓴다. 글로벌 top 30 기업 중 그게 가능한 기업은 위에서 봤듯이 현재 Apple뿐이다. 이 모든 산업이 몰락하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Apple이 돈을 짱짱 잘 벌 수밖에 없다.
시장의 관심이 “누가 AI 인프라를 샀는가”에서 “그 돈은 누가 벌어오는가”로 옮겨간다면, 결국 답은 Apple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돈 벌어오는 애들이 오를 때 눈치 보며 같이 오르고, 내릴 땐 레버리지로 내려가는 식이 되지 않을까?
4. Risk
전제는 Apple의 B2C 패권이 유지되는 것이다
물론 이 thesis는 Apple이 앞으로도 B2C 패권을 유지한다는 전제 위에 있다.
Apple의 distribution 우위가 흔들리면 이 모든 논리는 약해진다. 그리고 그 지표가 되는 게 바로 가격 결정력이다.
최근 Apple이 제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큰 비판을 받고 있다. Micron에서 대놓고 저격도 했고 글로벌하게 욕을 먹고 있는데, 이런 가격 인상에 대한 분노 자체가 강점의 증거다. 가격을 올렸는데도 고객이 떠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pricing power다. 소비자가 대안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기업은 그렇게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Apple이 정말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건 내부적으로 “이 정도 가격에도 생태계 이탈은 제한적”이라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 기관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Apple이 2026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Q1 기준 첫 1위에 올랐다고 할 정도로 최상위권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규제는 Apple식 중앙집권 AI를 직접 겨냥할 수 있다
두 번째 리스크는 규제다. Apple식 AI는 OS 중앙의 agent가 개인 context와 앱 실행 권한을 다루는 구조다. 이 구조가 강력할수록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경쟁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고, 여러 개인정보 보호 규제의 대상이 된다.
실제로 Apple은 EU의 Digital Markets Act 문제로 Siri AI의 EU 출시가 지연된다고 밝혔다.
이건 단순한 지역 출시 문제가 아니다. Apple AI 전략의 본질이 OS 통제권이라면, 규제당국이 바로 그 통제권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Apple의 강점이 곧 규제 리스크가 되는 것이다.
Vibe coding은 앱 해자를 약화시키지만 distribution 해자를 강화할 수 있다

내가 한때 Apple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vibe coding이다. AI로 앱 제작이 너무 쉬워지면, iOS의 개발 편의성이나 단일 환경이라는 장점이 예전보다 약해질 수 있다. 좋은 앱이 어느 OS에서든 빠르게 복제되어 출시될 수 있다면, Apple 생태계의 앱 품질 우위도 희석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이 리스크는 오히려 반대로 작동할 수도 있다. 앱 제작이 너무 쉬워지면 저품질 앱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단일 앱으로 큰 회사를 만들기는 더 어려워진다. 쉽게 복제되니, 해자가 약해진다.
그러면 결국 다시 조금이라도 distribution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곳으로 모여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5. 결론

그래서 Apple은 한 번씩 크게 빠져주는 이벤트마다 매집을 좀 해볼까 한다. 지금까지 AI 관련 기능이 너무 안좋았던 것도, 역으로 잘 나왔을때 교체 수요를 폭발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래 이벤트가 생기면 주의하려고 생각중이다.
1/ 가격 인하 발표. 가격 인상에도 수요가 유지되는 pricing power가 깨지는 건 중요한 신호일 듯하다.
2/ 새 Siri AI의 공식 배포 후 실사용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순간이다. Apple thesis의 핵심은 “최고 지능 모델”이 아니라 “OS agent”다. 그런데 실제 사용자가 체감하기에 앱 간 작업 실행, personal context 이해, privacy-preserving cloud inference가 불안정하거나 오류가 많다면 일단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일단 beta 후기까지는 좋아 보인다.
3/ 규제가 Apple식 중앙집권 AI를 구조적으로 막는 순간이다. 특히 EU에서의 Siri AI 지연은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리스크다. 어느 정도까지는 어쩔 수 없는데, 글로벌하게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힘들어진다. 사실 하나의 지구가 아니게 된 세계에서는 모든 기업들의 valuation에 족쇄가 생기는 거라 Apple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미장이야 워낙 존버하고 잊다 보면 ATH가 있는 경험이 많으니 별 감흥이 없는 사람도 많고, 힙스터 주식도 아니기에 재미없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모두가 아는 주식으로 부자 된 사람이 힙스터 주식으로 부자 된 사람보다 훨씬 많지 않나? 현 대장인 인프라 주들의 변동성에 따라 같이 많이 흔들리기도 할 거라 현 시점에 비중을 많이 싣기는 부담스럽다. 장투한다 생각하고 조급하지 않게 꾸준히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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