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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생각2026-08-02·17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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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2)- 사이클의 병목, HDD·광통신·보안

HDD·광통신·AI 보안 사례로 살펴보는 투자 사이클 분석 프레임워크

Intro #

어려운 용어 하나에는 그 용어가 나오기까지의 역사와 사고 흐름이 담겨 있고, 그걸 따라가면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현학적인 글은 오히려 좋다. 쉽게 글을 풀어쓰는 동안 전문가들끼리 얘기할 때보다 많은 정보가 생략되기 마련인데, 날것으로 말해주면 그냥 찾아보면서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내시경을 하고도 ‘대장에 혹 하나 있어서 뗐는데 괜찮을 거예요’라는 설명보다 의료용어로 적힌 결과지가 있으면 찾아보고 정확히 뭐가 나왔던 건지 알고 안심할 수 있는 것처럼.

개별 테마나 주식은 관심 없는 섹터라면 듣고 흘리면 되는데, 여러 섹터에 걸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고의 프레임워크는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정리해 봄. (잘못 이해한 것이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mage.png

HDD 게임 - STX vs WDC #

STX, WDC의 복잡한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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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회사들은 역사가 너무 복잡함. 복잡하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웠다는 뜻. 돈을 잘 벌면 그냥 쭉 갈 텐데 사이클이 너무 심하니 걸핏하면 피벗, 인수·합병, 분사를 반복하며 살길을 찾아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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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중요한 건 WD는 원래 종합 스토리지 기업이었다.

WDC = HDD + SanDisk NAND·SSD 사업

근데 왜 분사하게 되었나? 일단 HDD와 NAND는 너무 다른 사업이다.

HDD NAND
소수 기업 과점 여러 공급자
긴 제품 인증 빠른 세대교체
클라우드 대용량 수요 모바일·PC·SSD·데이터센터
기계·자기기록 기술 반도체 팹·공정
공급 증설이 느림 큰 설비투자와 강한 가격 사이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계약 NAND 가격 변동이 큼

HDD는 이미 사양산업으로 취급돼서 막대한 기술과 설비투자를 하면서 들어올 경쟁자가 없는 전형적인 과점 전통 사업이다. 반면 NAND는 스마트폰, PC, 데이터센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고부가 미래 산업이라 중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진입을 노린다. 완전히 다른 두 산업이 한 회사로 묶이면 한 사업의 저평가가 다른 사업의 평가를 가리는 conglomerate discount(복합기업할인)가 생기기 때문에 분리 상장으로 더 높은 밸류를 노릴 유인이 생긴다.

아무튼 고부가 산업인 NAND를 따로 떼어 샌디스크로 분사한 뒤 WDC에는 순수하게 HDD만 남게 되었고, 아래처럼 산업이 재편되었다.

WDC = HDD
SNDK = NAND·SSD
STX = HDD

이전의 WDC vs STX(씨게이트)에 대한 평가는

WDC가 NAND와 SSD까지 있으니 더 좋은 종합 스토리지 회사인가?

였고, 비교가 어려웠는데 분사 이후에는 똑같이 HDD만 놓고 경쟁하니 좀 더 직접 비교가 가능해졌다.

둘 중 누가 차세대 고용량 HDD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내는가?

처럼 말이다. 그리고 거기서 STX는 ‘해머(HAMR)’라는 신기술로 앞서가고 있다.

원문에서 샌디스크의 상장이 STX의 해머 개발로 이어졌다는 설명은 좀 이해가 안 가기는 함. 분사 한참 전부터 개발 중이었던 것이니, 좀 더 정확한 설명은 ‘STX가 HAMR 기술로 면적 밀도를 개선해 앞서니 분사가 비교 기준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정도인 것 같다.

  • 여기서 크게 중요한 디테일은 아니지만, HAMR(HAMR는 Heat-Assisted Magnetic Recording, 열보조 자기기록)은 디스크의 아주 작은 부분을 레이저로 순간 가열해 더 높은 밀도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기술.

이거 완전 데자뷔 아닌가?

“우리는 이 게임을 SEC, SKH에서 해본 적이 있지만”

(SEC) 삼성전자 - 종합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 - HBM 몰빵

당연히 나를 포함해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삼성전자가 더 좋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많았는데, 상승장에 들어오고 특정 병목이 생기자 실제 주가는 다르게 반영되었다. 사람들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것보다는 당장 지금 사이클에서 가장 병목이 되는 기술에 대해 누가 더 빠르게 NVDA 인증을 받았고, 믹스상 노출도가 높은지를 보고 하이닉스에 몰렸다. 모두가 봤다시피 삼전도 같이 올랐지만 힘을 받는 차이가 컸다. 돈을 몇 배로 더 버는데도 말이다.

광통신주 #

LITE, COHR, VIAV #

셋 다 광통신 관련주긴 한데 조금씩 다르다.

  • LITE(루멘텀): 빛을 만드는 핵심 광부품·레이저 공급자
  • COHR: 소재부터 레이저·광부품·트랜시버까지 넓게 가진 종합 포토닉스 제조사
  • VIAV: 만들어진 광부품과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측정·검사하는 장비·소프트웨어 공급자

직접 경쟁은 LITE <> COHR이고, VIAV는 시험이라 조금 다른 계층이어서 산업 사이클상 수혜를 받는 순서가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LITE와 VIAV는 JDSU에서 분리되어 나온 회사들이다.

JDSU
├─ 광부품·레이저 사업 → Lumentum, LITE
└─ 시험·측정·광학보안 사업 → VIAVI, VIAV

세 회사를 자세히 공부하다가 이해에 필요 없어서 다 버림. 어차피 기억도 안 나고, 관심 없는 회사를 오래 공부해 봤자.

핵심만 보면, 현재의 병목에서 LITE가 강점을 가지고 있고 COHR는 저마진 모듈 산업도 섞여 있는 종합 회사라 구조적으로 LITE의 마진이 더 높다는 것.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LITE는 광통신 사이클의 가장 부족한 핵심 레이저를 파는 ‘병목 순수 플레이’, COHR는 소재부터 모듈까지 폭넓게 가진 ‘종합 포토닉스 제조사’, VIAV는 그 모든 제품과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계측·검증회사’다. 같은 AI 광통신 호황을 타더라도 LITE는 희소성과 제품 믹스, COHR는 규모와 수직계열화, VIAV는 높은 소프트웨어·계측 부가가치에서 마진이 발생한다.

보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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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테마는 꾸준히 AI에서 떠오르던 아이디어인데, 조금씩 초점은 달라져 왔던 것 같음.

초기 논리 - 보안이 필요한 주체가 Agent로 확장됨 #

원래는 증권사 등에서 인당 1개씩 토큰이나 신원 인증을 발급해주던 것도 agent별로 해줘야 하고 트래픽도 폭발하니 관련 수요가 늘어난다는 논리로 오르던 테마들이 있음. (OKTA, PANW, 클플 등)

중기 논리 - 오픈소스/소버린 AI에 따른 구조적 수요 증가 #

폐쇄 API는 공급자가 중앙에서 모든 걸 대신 관리하고 돈을 받음.

=> 오픈 모델은 각 기업 내부 서버, 개인 PC, 엣지 기기, 국방부, 여러 클라우드, 파생 파인튜닝 모델 등으로 복제됨.

=> 보안 경계가 API 키 하나가 아니라 수천 개로 늘어나고 보안 레이어도 여러 층으로 나뉨.

  • 모델 공급망 (악성 가중치, 변조된 파인튜닝 모델, 라이브러리)
  • 데이터 보안
  • 신원·권한
  • 네트워크, 런타임, 엔드포인트
  • 클라우드 보안

등등 보안 스택 전체를 넓히는 수요가 됨.

즉, “AI 모델 지능 발전으로 공격이 쉬워지니 보안 수요가 늘어나요”, “폐쇄 API로는 공격 시도를 검열로 제한해주는데 오픈소스는 검열이 없어서 해킹이 많아져요”를 넘어서는 구조적인 보안 수요 증가 요인이 있다는 것.

최근 논리 - 오픈소스 모델 얼라이언스 (OAI/ANTH 놈들은 필요할 때 도움이 안 되더라) #

최근 OpenAI의 Hugging Face 침입 사건 때 보니, 막상 공격자는 최첨단 에이전트로 공격하는데 방어자가 방어하려 하니 폐쇄형 모델들이 포렌식 요청을 공격 행위로 오인해 차단하더라. 결국 자사 인프라에서 오픈웨이트 GLM 5.2를 가지고 분석해야 했다.

=> 7월 27일 NVIDIA의 Open Secure AI Alliance 발표.

closed 모델만으로는 안 됨. 방어자가 자사 샌드박스 내에서 직접 미리 탐지·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오픈소스 모델이 꼭 필요. 방어자로서 모델을 직접 검사·수정·배포하고, 민감정보를 사용하며, 하네스를 검증할 수 있는 주권이 넘어와야지 이 모든 과정을 OAI/ANTH에 허가받아야만 한다면 위험함.

  • CRWD: AI를 이용한 탐지·대응과 에이전트 행동 탐지
  • PANW: AI 애플리케이션·모델·클라우드·런타임 보안 플랫폼

70곳이 넘게 사인했다 보니 너무 많긴 한데, 위 둘이 가장 직접적으로 많이 거론되는 듯.

위에서 계속 얘기했던 병목 순노출로 봤을 때 Fortinet, Okta, Zscaler 등 다른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나 zero trust 정책, identity 등 주 사업 영역의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긴 함.

보안도 역시나 그냥 다 같이 ‘보안’이 아니라, 지금 어떤 병목으로 인해 보안이라는 테마가 떠오르냐에 따라서 그 병목에 순노출도가 높은 주식이 모멘텀을 더 받을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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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 차트를 봐서는 차이를 잘 모르겠음 ㅎ

사고 프레임워크 #

이 게임을 해봤어요 #

각 기업 중 뭐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결국 투자자로서 사이클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싶으셨던 듯하다.

위의 HBM, HDD, 광통신 케이스들을 보면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 사이클 산업에서 오랜 기간 합병과 분사가 이뤄지며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회사와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회사가 있다.
  • 새로운 상승장이 왔을 때 강력한 병목이 되는 지점이 생긴다.
  • 그 상황에서는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기업보다는 병목 지점에서 더 우위를 갖는 기업에 시장의 관심이 몰린다.

종합기업은 하방이 안정적이지만 특정 사업 호황이 전체 실적에 희석된다. 반면 순수 플레이는 해당 사이클에 대한 이익 민감도가 높다.

  •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가 HBM에 더 순수
  • 과거 통합 WDC보다 STX가 HDD에 더 순수
  • COHR보다 LITE가 특정 광부품 병목에 더 직접적일 수 있음

이 원리는 원전, 조선, 전력기기, 방산 등에도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생각해볼 수 있다는 걸 이제 우리는 SEC/SKH 게임을 통해 배웠다는 것.

  1. 분사는 ‘비교 가능한 단위’를 만든다

분사 전 WDC = HDD + NAND
분사 후 WDC = HDD 중심
분사 후 SNDK = NAND 중심

  1. 기업의 ‘전신과 합병 역사’가 현재 원가구조를 설명한다

기업 연혁은 단순한 족보가 아니다.

인수합병은 현재의:

  • 공장 위치
  • 특허
  • 고객관계
  • 부채
  • 제품 포트폴리오
  • 조직 복잡성
  • 감가상각과 상각비
  • 마진

을 결정한다.

COHR의 넓은 사업구조나 WDC의 과거 HDD·NAND 결합을 이해하는 데 연혁이 도움이 된다.

  1. 신규 테마를 ‘최종 수요 → 병목 → 마진’ 순서로 찾아보기

AI 클러스터 확대 → 데이터 이동량 증가 → 광통신 필요 → InP 레이저 병목 → LITE의 가격·마진 상승 가능

AI 데이터 증가 → 저비용 대용량 저장 필요 → 고용량 HDD 수요 → HAMR 선행 업체 우위 → STX 마진 재평가

번외 용어 - GPM, growth del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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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성장률 꺾였다’를 어렵게 말한 것.

GPM(Gross Profit Margin), 총마진율 (=매출총이익/매출)

Growth Delta

마진이 얼마나 더 빨리 개선되는가. 예를 들면:

35%->40% : +5%p

40%->43% : +3%p

43%->45% : +2%p

이러면 마진율은 계속 상승하지만 개선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

Ceiling : 천장.

GPM growth delta ceiling

총마진 자체는 높지만, 앞으로 추가 개선 폭과 속도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Lumentum의 비GAAP 총마진이 39.4%->47.9%까지 빠르게 올라왔지만, 시장은 이제 50% 이상으로 더 갈 수 있는가, 병목 프리미엄이 얼마나 지속되는가, 경쟁사 공급이 증가하지 않는가 등을 물으며 가속도 둔화를 염두에 둔다는 뜻.

상장 주식의 가격은 R도 R'도 아닌 R''를 따라간다.

번외 용어 2 - 마진 드리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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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그냥 읽다가 좀 걸리는 문장이어서 풀어보면,

앞으로 마진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더 움직일지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무엇인가

마진 드리프트는 마진이 분기마다 서서히 이동하는 것을 뜻함.

총마진이 30%->34%->38%->41% 이러면 상승 드리프트.

그래서 SNDK와 DRAM을 왜 비교하냐면,

DRAM, HBM은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음.

  • 고객 인증 기간이 길다
  • 공급업체 과점
  • 패키징 병목
  • LTA, 선급금, 확정 주문 존재

따라서 향후 몇 분기의 HBM 매출과 마진을 어느 정도 추정 가능.

반면 SNDK의 NAND 쪽은 가시성이 더 낮음.

  • 공급자가 더 많고
  • 범용제품 비중이 크고
  • 재고 조정이 빠르고 중국 업체 경쟁이 있으며
  •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움직임

그래서 다음 분기의 마진이 위아래로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보통 시장은 가시성이 더 높을 때 높은 밸류에이션을 준다. 하이닉스 IR 비판에서도 컨콜을 듣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들을 하나도 안 주니 실적 가시성이 낮아지고, 불확실성은 곧 비용인 투자 시장에서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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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올해 샌디스크 가격 상승률을 보면 그 서프라이즈로 인해 위로 크게 움직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긴 한 듯하지만.

#AI#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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